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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브랜드스토리: 담배산업 변천사·전매청 경제재건·글로벌도전

by sparkino 2025. 5. 2.

17세기 조선에 처음 뿌리내린 담배는 ‘만병통치약’이라는 입소문과 함께 순식간에 전국을 휩쓸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수탈의 도구로 전락했지만, 해방 이후 전매청 체제를 통해 대한민국 경제 재건의 핵심 성장동력이 되었다. 순화국수에서 출발해 오늘의 KT&G로 이어진 400년 역사를 통해, 한국 담배산업이 어떻게 국가 재정을 뒷받침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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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T&G 담배산업 변천사

조선에 담배가 전해진 1610년대 초, 사람들은 “남초”라 부르며 연기를 약처럼 들이마셨다. 인조·효종 연간 기록에는 이미 8도 농가가 경쟁적으로 담배를 재배하고 관청 장터마다 담배잎이 넘쳐났다는 묘사가 등장한다. 초기에는 세금 대신 물물교환 형태로 유통됐으나, 18세기 들어 학자 장유와 구안은 담배를 국가 재정 수단으로 전매하자고 상소한다. 이 권고가 19세기 개화파의 눈에 들면서 근대적 담배 제조소 ‘순화국수’(1883)가 탄생, “외국산에 밀리지 않는 국산 담배”를 목표로 설립됐다. 그러나 1910년 식민지화와 동시에 ‘전매국’이 설치되면서 담배는 일본 국채상환용 수탈 상품으로 전락한다. 생산량은 늘었지만 수익은 조선인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이 시기 농가는 파종·수확·건조까지 철저히 통제돼 공출 부담이 가중됐고, 품종 개량 역시 일본 잎담배 위주로 왜곡됐다. 해방 직후 남겨진 것은 노후 설비와 피폐한 농가뿐이었다.

그럼에도 담배 재배 노하우만큼은 농민 손에 남았다. 정부는 ‘재무부 전매청’(1952)을 세워 면허제·계약재배·고정수매로 농가 소득을 안정시키고, 서독·베트남 파병 장병 대상 수출에 나서 외화도 벌어들인다. 결과적으로 1950~60년대 담배는 쌀·합판과 함께 3대 수출 효자로 성장하며 1인당 GNP 상승을 견인했다.

2. 전매청과 경제재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본격화된 1960년대, 정부는 ‘신탄진 연초제조창’(1965)을 완공해 연 500억 개비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 철도망과 인접한 입지가 물류비를 혁신적으로 줄였고, 발효·배합 연구소를 병설해 미국·영국산 대비 풍미를 끌어올렸다. 1958년 첫 필터담배 ‘아리랑’, 1961년 멘솔담배 ‘금관’이 잇따라 흥행하며 70년대 수출액은 1억 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1980년대 서구 금연운동 확산, 국내 흡연 규제 강화, 권련 제조 자동화로 잎담배 재고 과잉이 발생한다. 여기에 미국 담배회사들은 시장개방 압력을 높여왔다. 정부는 대응 카드로 1987년 ‘한국담배인삼공사(KT&G 전신)’를 설립, 공기업 체제에서 ▲품종 육성 ▲저타르·탄소필터 ▲디자인 차별화 R&D에 예산을 집중한다. ‘솔(Sol)’시리즈·‘은하수’ 등 저타르 제품은 개방 첫해 외국산 점유율을 1%대에 묶어 두는 방파제가 되었다.

동시에 ISO 9001·14001을 국내 제조업 최초로 전(全)공장에 적용하고, 품질실명제로 생산 책임을 명문화했다. 이 시도는 “국산 담배=저가·저품질”이라는 편견을 깨뜨리며, 1990년대 중반 수출선 다변화(중동·동남아)를 가능케 했다.

3. KT&G의 글로벌도전

1999년 코스피 상장과 함께 본격 민영화된 KT&G는 공격적 계열분리를 단행했다. 그 핵심이 홍삼 전문 자회사 ‘한국인삼공사’다. 정관장 브랜드가 중국·동남아 건강식품 시장을 석권하면서 “담배+건강기능식품”이라는 이질적 포트폴리오가 리스크 헤지 모델로 조명받았다.

2000년대 이후 KT&G는 ▶인도네시아·러시아 합작공장 ▶첨단 가열식 담배 ‘리얼큐브’ R&D ▶바이오의약·친환경 소재 벤처 투자에 연 3000억 원 이상을 투입했다. 또한 ‘상상 마당·상상 유니브’ 문화 플랫폼, ESG 경영 체계 PCP(Prosperity·Creativity·People)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섰다. 그 결과 MSCI ESG AA,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아시아·퍼시픽 담배부문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탑티어 담배·웰니스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KT&G는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60%를 굳건히 유지하며, 180개국에 수출·현지 생산망을 갖춘다. 특히 중동·중남미 시장에서 최근 5년간 연평균 15% 성장세를 보이며, “사양산업”을 “가능성 산업”으로 전환한 한국형 사례로 평가받는다.

 

400년에 걸친 한국 담배산업의 궤적은 국가 수탈의 기억과 경제 기적의 경험을 함께 품고 있다. KT&G는 그 유산 위에서 ‘품질 혁신·사업 다각화·사회적 책임’이라는 3축 전략으로 글로벌 무대에 도전 중이다.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와 규제 환경 속에서도, 탄탄한 R&D와 문화·사회 공헌으로 지속 성장 해법을 모색하는 KT&G의 다음 행보를 주목해보자. 당신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꼭 필요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